태극기 휘날리며Taegukgi
강제규 | 2004.02.05
01
01 유서는 죽을 놈들이나 쓰는 거야. 약해지면 안 돼02 난 굽 높은 건 싫어. 낮은게 좋아. 편안해 보이잖아03 구두 닦다가 들어와서 옷으로 얼굴 닦지 말라고 했잖아04 군인 선생이 뭘 잘못 아셨나 본데, 우린 피난민 이요. 군대 갈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그러니 우리는 내려야 겠소05 돌아가면 이빨에 바람 나도록 실컷 사 줄게06 형이 무공훈장 받도록 날아가는 총알들이 알아서 비켜 가준대? 진짜 죽고 싶어 환장했어?!07 단지 한명만 살아야 한다면 그게 너이길 기도하고 노력할 뿐이야08 내가 뭣 때문에 죽기살기로 뛰어다녔는데!09 내 핑계 대지 마. 내가 언제 그렇게 하랬어10 니가 어떻게 생각해도 좋아. 너만 가면돼11 집에 가야할 사람은 형이야. 치료 받아야 할 환자도 형이고, 난안가12 국방군 개새끼들!13 지금은 빨갱이가 된, 잔혹하고 다른 사람 목숨을 쉽게 여기는 이진태는 내가 모르는 사람입니다14 바보 같이 나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매일 구두통 들고 다니면서15 그 구두 다 만들기 전엔 형 안 죽어. 어서 가!16 그때 형 혼자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17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어. 있다가 눈뜨면 우리집 안방이고, 난 아침 먹으면서 형한테 얘기할 거야, 정말 진짜 같은 이상한 꿈 꿨다고18 형은 하나밖에 없는 내 형이잖아. 우린 반드시 같이 살아서 돌아가야 돼19 엄마한테 가야 될 거 아냐. 구둣방 사장돼서 엄마하고 같이 있게 해준다고 해 놓고 이렇게 죽을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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