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혜영Another Miss Oh
tvN | 18부작 | 2016.05.02 ~ 06.28
01 02
01 1급수에 사는 물고기와 3급수에 사는 물고기는 서로 만날 일이 없다. 1급수였던 이쁜 오혜영은 1급수의 남자들을 만났고, 3급수였던 나는 3급수의 남자를 만났다.02 근데 이젠 어떤 여자가 자꾸 떠올라요. 처음 보는 여자에요. 난생 처음 보는 여잔데 꼭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온 여자 같아요. 그 여자에 대한 단상이 아무 때나 막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데 왠지 그 여자랑 엄청나게 엮일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미 엮여있는 것 같기도 하고.03 여자는요, 아무리 취해도요. 절대로 해서 안되는 말은요. 죽었다 깨어나도 안해요. 술에 떡이 돼도 안해요. 아무 상관 없는, 두번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우리, 아무 상관 없는 사이 될래요?04 난 안 죽어요. 내가 요즘 가장 원하는 게 죽는 건데 내가 원하는 건 항상 안 이루어지거든요. 그니까, 난 안 죽어요.05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는데 걔 옆에만 가면 난 그냥 들러리. 근데 만약 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걔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난 걔가 되기로 선택할까?06 안 하겠더라고요. 난 내가 여기서 좀만 더 괜찮아지길 바랬던 거지, 개가 되길 원한 건 아니였어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래요, 여전히.07 세상이 나한테 사망선고 내린 기분. 우주에서 방출된 기분, 쫓겨난 우주에서 아양떨면서 빌붙어 살아야 되는 기분.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08 한 대 맞고 쓰러진거야. 좀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09 별 일 아니라는 말보다, 괜찮을거란 말보다, 나랑 똑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게 백배 천배 위로가 된다.10 생각해보면 '다 줄거야' 하고 원없이 사랑한 적이 한번도 없다. 항상 재고 마음졸이고 나만 너무 좋아하는거 아닌가 걱정하고. 이제 그런 짓 하지말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면, 발로 채일 때까지 사랑하자. 꺼지라는 말에 겁먹어서 눈물 뚝뚝 흘리면서 조용히 돌아서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다신 하지말자. 꽉 물고 뚜드려 맞아도 놓지말자. 아낌없이 다 줘버리자. 인생에 한 번쯤은 그런 사랑, 해봐야 되지 않겠니.11 의미부여할까봐 되게 겁내시네. 알아요, 요런거 같은거. 있던 거.12 누가 나한테 말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아니라고. 결혼 전날 차인 거, 아무것도 아니라고.13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살길 바라요.14 좋으면 좋은거지 뭘 그렇게 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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